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구하기’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지연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제가 보기에 당차고 멋있는 여성”이라며 “국민들도 지지가 훨씬 높다”고 임명 강행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서도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런 대통령과 정부 노력이 마치 허공을 휘젓는 손짓처럼 허망한 일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야당 반대 있을 수 있지만, 보이콧 등 압박 받아들이기 어렵다"
"강경화, 글로벌한 인물..국내외 외교전문가도 적임자 지지"

문 대통령은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야당 반대가 우리 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반대를 넘어서 대통령이 그를 임명하면 ‘더 이상 협치는 없다’거나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항변했다.

특히 “대통령은 국회의 뜻을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 장관 등 그 밖의 정부 인사는 대통령 권한이므로 국회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임명 강행에 따른 법적 절차를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강도 높게 검증하고 반대하는 건 야당의 역할이고, 본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적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의 판단을 보면서 적절한 인선인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靑, 한미정상회담 앞둔 17일 또는 18일 중 임명 방침
야 3당, 장외투쟁 비롯한 결사항전 밝혀..정국 경색 장기화 전망

그러면서 “(강 후보자는)유엔과 국제사회에서 외교관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칭송받는 인물이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글로벌’한 인물”이라며 “우리도 글로벌한 외교부장관을 가질 때 되지 않았나.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데 한국에서 자격이 없다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역대 외교장관들을 비롯한 많은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이 그가 이 시기 대한민국 외교부장관으로 적임자라고 지지하고 있다. 국민들도 지지가 훨씬 높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정상회담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고, 이어 G20 정상회의와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장관 없이 대통령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저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 야당도 국민의 판단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야당의 대승적 협력을 호소했다.

한편 청와대는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지난 14일까지인 마감시한을 넘기면서 15일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보낼 예정이다. 재송부 요청 기일은 10일 이내이지만,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이달 28일 출국한다는 점에서 기일을 2~3일로 앞당겨 17일이나 18일 강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강 후보자의 임명 강행 시 장외 투쟁을 비롯해 ‘결사 항전’ 입장을 밝힌바 있어, 추경 등 이후 정국에서 여야 대치에 따른 경색 분위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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