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 경 은 철학박사(심리학전공)

● A: 문득 제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몰려오면 순간, 호흡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 B: 순간 힘드셨군요. 호흡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보니 불안하기도 했었을까요?

● A: 네. 많이 불안했어요.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저를 힘들게 해요.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일찍 독립했어요. 가족이 없어요. 늘 스스로 채찍질하며 살았어요.

● B: 독립적으로 앞만 보고 살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어떠셨어요?

● A: 맞아요. 앞만 보고 죽어라 살았어요. 숨 좀 돌리려고 묵혔던 감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여지없이 억압했죠. 느끼고 싶지 않았거든요.

● B: 그러셨군요. 느끼는 것이 힘들었군요.

● A: 제가 그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전에 한번 그 감정에 빠져서 엄청 울고 난 뒤로는 시원하기도 했지만, 두려움이 생겨서 제가 제 자신을 들볶을 정도로 일정을 빡빡하게 잡기도 해요. 저만 이런 감정을 누르고 사나요? 저만 느끼는 감정인가요?

● B: 그건 아니에요. 저 또한 느끼는 감정이에요. 저도 전에는 그 감정에서 도망을 갔었어요. 지금은 머물러보려고 해요. 머무른다는 것이 더 힘들고 더 공허함을 줄 때도 있어요. 행동의 방식에는 답은 없어요.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방법으로 해소하고 살면 되지 않을까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만큼’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기’다. ‘비교하기’는 자신을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너무나 불편한 저울이다. 이럴 때 ‘비교하기’를 하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탐색하면 도움이 된다. 그것이 인정받고 싶어서인지, 더 우월해지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최고’라는 무의식 세계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자만과 교만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찾아내면 그 어떤 것도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만큼’은 자신에게 평안을 주고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중요한 사실은 ‘그만큼’을 모른다는 것이다. 무엇이 과한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량을 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람에게 지치고 자신이 움츠리게 되고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자신의 에너지를 과하게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그 이전에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는 에너지 분산으로 자신이 먼저 넘어지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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