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다고 믿었는데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자신이 확신하고 있는 가치체계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을 때 죄책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죄책감은 특별한 경험이 아닌 우리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경험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죄책감은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할수록, 즉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자신을 더 많이 정죄하거나 자책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자신에게 스스로가 해를 입히게 된다. ‘자책’ 안에는 자기 연민, 자기비난, 자기 학대 등을 포함되어 있다.

자책의 경우, 어떠한 일의 결과가 좋을 때는 생각나지 않다가도 일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게 되고, 끊임없이 자신을 비난하며 비판한다.

이러한 자책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자기비난을 깊이 탐색해 보면, 좋지 않는 결과의 원인이 타인에게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는 현재 22살이에요. 18살 때부터 유흥업소에서 일을 했어요. 보통 한 달 수입이 팔백만원 됩니다. 다른 유흥업소보다 시설도 더 좋고 손님들도 많아서 수입이 많은 편이예요. 성매매까지 했어요. 한 손님이 너무 까다로워서 저는 그 손님만 맡았어요. 정말 지분함을 다 말할 수가 없어요. 피임약을 계속 복용했고, 급기야 간염도 걸려서 병원비를 충당하기가 힘들었어요.

많은 약을 복용하면서 최근에는 간경화란 진단을 받게 되었어요. 죽으려고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어요. 그 이유는 임신 중이예요. 상대방 남자는 유부남이예요. 그것도 재벌가 사장이에요. 3년을 만났는데, 만났을 때 하라는 대로 다했어요. 성관계를 할 때는 지저분하고 무섭기까지 했지만, 거부할 수가 없었어요. 유방 수술, 얼굴 성형수술 등 하라고 해서 했고,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헤어지라고 해서 헤어졌어요.

그런데 임신했다고 그 뒤로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집도 구해준다고 약속했어요. 사장 딸이 저와 동갑이래요. 정말 나쁜 놈이에요. 억울함이 올라와요. 지금은 제가 가진 돈이 없어요. 유방 수술이 잘못되어 재수술도 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요. 유방 수술비, 생활비 등 카드 돌려 맞기를 해서 한 달에 팔백에 가까운 카드 값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어요. 돈을 해달라고 하니 협박한다고 저를 경찰에 고소 한 상태예요.

제가 협박했기 때문에 판결에서 질 확률이 90%가 넘는데요. 벌금도 내야 될지 모른다고 해요. 무섭고 억울하고 병원 약값도 감당이 되지 않아요.”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책감도 들고, 자신을 탓하면서 살고 싶지가 않다고 한다. “네가 집만 구해줬다면, 나와 약속을 지켰다면, 돈 달라고 협박하지 않았을 텐데 …….” 이런 식이다. 어떠한 결과를 보기 이전에 동기(動機)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똑같은 행동을 했을까? 그렇지 않다. 각 개인의 기질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병을 앓는 것도 체질적인 요인도 각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계속 아닌 것을 알면서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선택이며 그 무엇 때문이었을까? 끊어내지 못하는 사랑과 증오 사이의 갈등에서 오는 불안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과 양심의 갈등에서 오는 것이 죄책감이다.

즉 양가감정을 자주 느낀다면 스스로 불안과 죄책감의 강도는 높아진다. 이런 경우 자신은 건강하지 않음을 자각해야 하며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면 자아 자체가 건강하고 성숙한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탐닉을 넘어선 심리적 의존과 생리적 의존 상태, 행동뿐만 아니라 사고, 기억, 공상, 감정 상태 등에 관한 모든 행동까지도 나쁜 대상에게 사로잡혀있다. 나쁜 대상이라도 있어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게 된다면, 그것이 병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하다’고 믿어버림에서 오는 반복패턴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제어하고, 현실을 어떻게 적응시킬 것인가? 우리가 말하는 욕망은 모든 것을 채우려는 그러한 것 즉, 무언가를 소비하고 싶거나 필요이상으로 갖고 싶은 하는 마음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욕망을 의미한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결핍을 완전히 메워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현실에서 그 대상(애인이나 가족 등)들을 욕망한다. 그러한 대상에 대한 패턴양식은 결국 밑 빠진 독과 같다.

결론적으로 그러한 욕망은 결코 메워질 수도 없고 결핍에서 오는 불안을 해결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채우려는 욕망은 그 욕망이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이므로 자신의 욕망과 다른 사람의 욕망이 다르기 때문에 ‘소외당함’을 경험하게 된다. 인간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서는 양심에 따라야 한다. 무언가를 욕망함으로써 자신의 결핍을 메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결핍을 메우기 위해서 자신의 선택은 바람직했는가? 를 점검해야 한다.

- 가득이심리센터 심리학박사 박 경 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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