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최근 빚어지고 있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자격 논란을 해결할 돌파구로 총리 인준과 일부 후보자 낙마로 '빅딜(Big-deal)'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 입장에선 국정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 야권은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 여론에서 부담을 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 "야당과 국민에 양해" 불구 한국당, '총리 인준안 처리 불가' 당론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인사 논란과 관련해 5대 비리 인사 배제 원칙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마련하면서 공약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논란에 대해 야당 의원들과 국민들께 양해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총리인준 처리 불가’를 당론으로 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24일과 25일 진행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논란이 일었다. 이를 발단으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까지 위장전입과 탈세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청, 국정공백 장기화 '우려'..野 내각 구성 발목잡기 '부담'

이런 상황에서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를 비롯한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달아 열리면서 여당과 청와대로선 조기 사태 수습이란 과제를 떠안았다. 문 대통령이 밝힌 5대 비리 인사(병역면탈, 탈세,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위장전입) 고위공직자 배제 원칙 때문...

하지만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총리 인준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특단의 대책’으로 난국을 타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권 역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80% 중반을 기록하는 등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 구성을 고의로 지연시킨다는 이미지를 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강경화 후보자 지명 철회, 이낙연 총리 인준 처리할까

때문에 정치권 일부에서는 위장전입과 이중국적, 탈세 의혹에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진 강경화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하지 않겠냐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강 후보자는 갖가지 의혹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오늘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며 “이런 분에 대해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오히려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묻고 싶다”며 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같은 야권의 요구를 문 대통령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의총을 통해 총리 인준안 처리를 대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총리 인준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

그러나 여당이 국민의당 협조로 총리 인준안을 처리하더라도 '반쪽 총리'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또 한편으론 여당과 문 대통령이 이번 인사 논란에서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총리 인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버티고 있긴 하지만, 양 측 모두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적절한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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