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고기와 물의 관계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친구를 수어지교(水魚之交)라 하고, 서로 거역하지 않는 친구를 막역지우(幕逆之友)라 한다.

금이나 난초와 같이 귀하고 향기로움을 풍기는 친구인 금란지교(金蘭之交)도 있고, 관중과 포숙의 사귐과 같은 허물없는 친구 사이를 관포지교(管鮑之交) 라고도 한다.

어릴 때부터 대나무 말을 같이 타고 놀며, 같이 자란 친구인 죽마고우(竹馬故友)도 있고, 친구 대신 목을 내주어도 좋을 정도로 친한 친구의 사귐을 의미하는 문경지교(刎頸之交)도 있다.

향기로운 풀인 지초와 난초 같은 친구는 지란지교(芝蘭之交) 라 한다,

친구 이야기를 할 때면 반드시 떠오르는 추사 김정희 선생....

잘 나가던 추사 선생이 멀고도 먼 제주도에서 귀양살이 하던 시절, 유배되기 전에 그렇게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요즘도 그렇지만 잘 나갈 때는 그렇게 시끌벅적 모여들더니 막상 귀양살이를 하니 누구 한사람 찾아주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추사에게 소식을 전한 이가 있었는데, 바로 예전에 중국 사절로 함께 간 이상적이라는 선비다. 그는 중국에서 많은 책을 구입하여 극도의 외로움과 어려움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추사에게 멀고먼 유배지인 제주도까지 부쳤다.

추사는 둘 사이의 아름답고 절절한 우정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았다.

그것이 바로 너무두 유명한 세한도(歲寒圖) 이다. 세한도라는 이름은 논어의 구절에서 따왔다고 한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난후에야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 라고 했던가.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모든 나무가 푸르지만, 날씨가 차가워지는 늦가을이 되면 상록수와 활엽수가 확연히 구분되듯”.... 모름지기 친구 관계 또한 자연의 이치와 닮은 구석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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