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 경 은 철학박사(심리학전공)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도 보고 싶지 않는 충동적인 행동양상이 숨어있다. 특히 자존심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심기(心氣)가 불편해지면 욕설을 퍼붓거나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물건을 파손하거나 던지기 등의 행위를 하기도 한다. 또한 과중한 학업이나 일에 대한 부담감, 경제적 어려움, 취업난이나 빈번한 이직(移職), 관계에서의 어려움 등은 삶의 여유를 빼앗아가며 불안감을 야기 시킨다. 이러한 것들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을 경험하면서 긍정적 사고보다는 부정적 사고와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반사회적인 성향으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사례로, 마트에서 쌀 20Kg를 사 가지고 갔던 사람이 며칠이 지난 다음, 쌀을 가지고 와서는 쌀이 이상하다면서 환불을 요청하러 왔다. 막상 쌀을 살펴보니 절반도 남아있지 않아서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그 사람이 막무가내 욕을 퍼붓고 소리를 지르면서 난리를 치는 바람에 결국 환불을 해주고 말았다고 한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나름의 일반적이고 평준화 된 규범을 각 개인마다 지니고 있다. 그런 규범에서 벗어나게 되면 흔히 비난의 말과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흔치 않겠지만 상황과 때에 따라서는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자신이 바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의 경험적 고백이다. 창피스럽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토해냈다. 내용인 즉, 어떤 쇼핑물에서 반품을 잘 해준다는 말에 그것을 실험하기 위해서 물건을 주문해서 그 물건의 내용물을 다 쓰고 반품처리를 했다고 한다. 물건은 반품처리가 된 동시에 환불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다음 본사에서 전화가 와서 내용물이 없으니 다시 금액을 입금해 달라고 했단다.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잘 모르는 일이라고 했단다. 그러자 ‘정확히 확인해 보시고, 환불해주었던 금액만큼 입금해주세요’라고 문자가 와서 군말 없이 입금하면서 마무리가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비도덕적, 비양심적, 반사회적인 태도에 대해서 반성하면서 일주일동안 무척 힘들어했다고 고백했다.

반사회적이란 단어가 빈번하게 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불편감이 있다. 어쩌면 비도덕적, 비양심적, 충동적이란 단어가 더 익숙하다. 반사회적 성향은 타인에 대한 배려나 책임감, 도덕성이 거의 없으며, 충동성, 분노성, 정서적 피상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비이성적, 비도덕적, 충동적, 반사회적 또는 범죄적 행동이나 죄의식 없는 행동, 남을 해치는 행동 등을 보이는 이상성격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러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원만한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여러 가지 중의 한 가지만 지닌 사람도 있지만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자신이 불안도가 높아졌을 때는 그 불똥이 엉뚱한 사람에게 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반사회적 성향이 도드라진 사람들의 특성은 사회적 관습, 법률 및 질서 존중 의식이 거의 없으며 그것을 인식하는 그 자체가 저조하다고 말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전반에 걸쳐 불평불만이 높고, 학업이나 직업 등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 따르면,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범죄적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무책임하고 양심의 가책이 결여되어 있는 모습으로 보이며 15세 이전에 품행장애가 시작된 증거가 있어야 진단할 수 있는 장애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반사회적 성향은 진단적 측면과 문제적 행동측면에서 반사회적 성격장애보다 심하지 않다. 반사회적 성향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나쁘게 보는 것에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충동적이고 폭력적이며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고 만성적인 분노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속적인 충동성과 폭력성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고 말하지 않지만, 자신의 불안정도와 심리적 여유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각 개인의 기질에 따라서 다르다고 보여 진다. 기질적 성향에 따라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충동성이 높고, 전반적으로 미성숙한 성격을 가질수록 반사회적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기질적 성향에 따라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개인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할 때 반사회적 성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충동적이고 절제하기 어려울수록 반사회적 성향이 높고, 자기일치의 능력은 부족하지만 자신이 유능한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반사회적 성향이 증가한다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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