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 경 은 철학박사(심리학전공)

진정한 인간관계에서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표에 따라서 최선의 양이 달라진다. 목표, 즉 목적가 있다면 긴장을 하게 되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며 긴장하는 관계도 아니라는 것이다.

세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첫째, 자신의 기준에 따라 운이 ‘좋음’과 ‘나쁨’을 정해버린다. 그 사람하고 대화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바람에 운이 나빠졌다고 말한다. 그 사람하고 대화할 때는 어떠했는가?를 질문하자, ‘운이 좋았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운이 좋은 것이 아니냐’라고 묻자, “다른 사람이 끼어들었잖아요. 그래서 운이 나빠졌어요”라고 한다. ‘그것을 어떻게 운이 좋다, 운이 나쁘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거죠?’라고 묻자, “암튼 운이 나빴어요”라고만 한다.

둘째, 동료가 힘들 때 위로해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볼 때 네가 더 힘들어 보여. 너나 챙겨’라는 말을 들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상대방에게 향했던 따뜻한 마음이 차갑게 되돌아오는 경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는 빈번할 수 있다. 자신에게 여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방을 찌를 수 있다. 그것도 자신이 찌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다. 자신이 어떤 마음의 상태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면 오히려 사람을 잃을 수 있게 된다.

셋째, 서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잘 듣고 있는데 오히려 상대편에서 A: “너는 내가 하는 이야기에 집중 안 하고 있구나. 집중 안 하고 있는 걸 보니 너는 나를 미워하는구나.” B: “전혀 아닌데, 왜 그렇게 느끼니?” A: “너는 나를 미워해. 그리고 내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고 있어.” B: “나는 아닌데 너 마음대로 판단하고 그러냐”라고 했더니 상대편이 오히려 화를 낸다. “나란 사람은 판단도 하면 안 된다는 거냐?” 이렇게 이야기의 초점이 바뀌는 대화를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자존감이 너무 낮은 사람을 만나거나 자신이 타인에게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못 견디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냥 침묵하기도 한다. 상대방과 몇 분의 대화로 자신의 운이 좋고 나쁨을 결정짓고, 다른 사람의 위로의 말에 비수를 꽂는 것과 자신에게 듣기 싫은 말들은 무시당한 것처럼 받아들인다면 이런 관계를 어떤 사람이 원할까? 실제 느껴지는 사람의 직관도 틀리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지금은 다른 관점에서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들은 어떤 관계를 원하며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도 묻고 싶어진다. 이 질문은 위의 사례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자문(自問)해야 한다. 진정한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 맞거나 맞지 않더라도 서로 노력하는 관계 속에서 적정한 상호 간의 공감을 배우게 된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어졌다면 노력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대상이냐와 상관없이 어떤 판단도 해서는 안 된다. 판단을 하기 앞서 상대방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면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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