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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세상을, 사람을,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 경 은 철학박사(심리학전공) 

“보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오랜만에 받아보면서, 의례적인 인사치레문구일지라도 참 기분 좋은 말이구나 생각을 했다. 최근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삭막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를 흔히 ‘인간관계’라고 말을 한다. 인간관계에서 미련이 남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한 정(情)이 남아있다는 것을 말한다. 정(情)이라고 하여 고운 정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애증, 열정, 사랑, 미움, 안타까움, 보고픔, 그리움 등의 감정을 모두 포함한다. 그 사람에 대한 다양한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기에 미련이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다.

반대로 미련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한 그 어떤 생각도, 그 어떤 감정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설령, 그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나 느낌을 말할 수는 있다. 이런 것과 무관하게 미련이 없다는 것은 굳이 그 사람을 만나도 되고, 안 만나도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에너지가 소모될 사람이라면 1의 감정도 없을 수 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나름대로 그 사람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고 만나고 싶고 보고도 싶은데, 그 사람이 하는 무심결에 나온 말에서 그 전에 가졌던 마음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미련이 있다가 미련이 없는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을 보고 스스로 판단한 결과이다. 그렇지만 그 마음 또한 존중한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인간관계도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날이 오기 때문이다. 단, 그 날이 오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결론적으로 인간관계는 우리가 인위적으로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끊어내고 싶더라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면 자연적으로 다시 연결이 될 필연성이 있다면 만날 것이고, 그것이 아니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다. 굳이 관계 속에서 끊고 맺음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관계에서 친밀도는 마술사와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과 친밀도가 100정도로 친하다고 했는데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친밀도가 0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또는 어떤 사람과 전혀 친밀도가 없었는데 어떤 계기로 인하여 친밀도가 100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0과 100을 왔다갔다 만들어 버린 우리의 심리적 상태를 재능, 능력이라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공감이 갈 정도로 개인에게 흔히 발생되는 일이다. 이만큼 우리에게 관계는 중요하면서 때론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엉뚱한 발상일 수 있지만 정신분석가 칼 융의 ‘대극의 합일’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난다. 이외로 우리의 일상 안에서는 극과 극으로 결정되어지고, 움직이는 양상이 의외로 많다. 쉬운 예로,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안 먹을 거야?”, “가족여행 갈 건데, 갈 거야? 말거야?” 등이다. 이것을 흔히 이분법적 사고, 흑백 사고라고 한다.

흑(黑)과 백(白) 사이에 여러 가지 색깔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다른 색은 무시된 채 흑과 백, 두 가지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즉 관계에서 친밀도가 0과 100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자연수가 존재한다. 친밀도가 0인 상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0,01정도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대극의 합일을 생각하면서 극과 극을 생각하는 사고에서 좀 더 유연하게 세상을, 사람을, 사물을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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