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탄핵 정국은 일단락 됐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은 정국 안정화 과제 속에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탄핵 정국은 일단락 됐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탄핵 반대 측이 헌재 결정에 반발하면서 당분간 극심한 국론 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탄핵 이후 ‘포스트 탄핵’ 주도권 잡기와 국론 수습 및 방향 제시, 안정적 정국 관리와 비전제시 몫을 떠안았다. 동시에 여야 정치권은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조기 대선체제에 돌입했다.

조기 대선 야권 일방적 흐름 속, '보수 대결집' 반격 시도할 듯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로 결정되면서 조기 대선 정국은 야권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보수 진영도 전열을 정비한 이후 '보수 대결집'을 통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점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이다. ‘문재인 대세론’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탄핵 이전까지는 비상상황임을 감안해 볼륨을 줄여놓았던 비문(비 문재인)계가 안희정 충남지사 또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공세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대선 시계가 빨라진 만큼 문 전 대표 측에 ‘돌발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현재 지지율을 역전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문재인 대세론 지속 여부 및 한국당·바른정당·황교안·김종인 등 거취 '주목'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주인이 떠난 청와대에 입성하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청와대 사랑채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은 헌재 판결에 대해 불복과 승복 그룹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어느 쪽에 속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 탄핵으로 직격탄을 맞은 친박(친박근혜)계는 폐족(廢族)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출마 여부를 조만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인용으로 권한대행은 유지했지만, 대선 활주로가 짧아진 만큼 선택의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경선 룰을 놓고 대선 주자간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경선룰 합의가 지연될 경우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른정당은 오는 28일까지 대선후보를 확정키로 했지만, 당내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다는 것이 최대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나아가 국민의당 일부 주자들까지 참여하는 ‘빅텐트’를 친 뒤 중도·보수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더불어 확정된 조기 대선 정국은 ‘문재인 vs 비 문재인’ 구도 속에서 저마다 국민 통합을 전면에 내세워 확장성을 키울 것이란 해석이 전반적이다.

배재대 정연정 교수는 10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지금의 균열과 분열, 즉 양 극단에서 대치하는 것이 실제로 어느 누구에게도 본선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며 “어떤 후보라도 한쪽 편에 서서 동원하고 결집하는 모습이 아니라 조금 더 확장하는 모습으로 통합의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나 다른 후보들도 그 화두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고 본다. 심지어 이재명 후보까지도 조금 더 톤 다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은 오히려 분열보다는 통합이 곧 외연 확장”이라고 말했다.

5월 9일 유력한 대선일, 일정은 어떻게 되나

박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5월 9일이 유력한 대선일로 떠오르고 있다.

박 대통령이 파면 선고와 함께 곧바로 대통령 직을 상실하면서 대선은 60일 이내 치러야 한다. 오는 5월 9일이 선거일로 가장 유력하다.

헌법(제68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는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일 50일 전 공고가 이뤄져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대선 가능일은 오는 4월29일부터 5월9일까지다.이 중 5월 3일(석가탄신일)·5월 5일(어린이날) 등 휴일과 주말이 이어지면서 투표율 하락이 우려되는 날을 빼고 나면 5월 9일이 적합하다는 여론이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을 5월 9일로 가정한 '제19대 대통령선거 주요사무일정'이라는 문서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선거일에 대한 공고는 3월 20일 이뤄져야 하고,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모든 정당은 3월 26일까지 당내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은 3월 30일까지 가능하다.

현재 공무원 직을 맡고 있는 후보자는 오는 4월 9일까지 사직해야 하고, 4월 11~15일 선거인명부가 작성된다. 후보자 등록신청은 4월 15~16일 양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진행된다.

재외투표소에서의 투표는 9일 뒤인 4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엿새 동안 매일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할 수 있다. 사전투표소 투표는 5월4~5일 양일간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이뤄진다. 9일이 대선일로 정해질 경우 임시 공휴일이 된다.

충청베스트뉴스  webmaster@ccbnews.kr

<저작권자 © 충청베스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